옻칠화는 만드는 이의 끈기와 정성을 요하는 귀한 작품이다. 옻칠화의 완성을 위해 거치는 과정이 많고, 그로 인해 시간 또한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옻칠의 매력
옻은 마치 살아 있는 것이 아닌가 싶게 느껴지는 변화무쌍한 도료이다. 또한 옻칠은 특수한 건조 조건을 갖고 있다. 옻칠의 건조 과정을 경화라고 칭하는데 이 과정에서는 60% 이상의 습도와 25~28도 정도의 온화한 온도를 요구한다. 그래서 해가 쨍쨍나고 습도없는 사막에서 옻칠을 한다면 옻칠화는 영원히 마르지 않을 수도 있다. 특정 온도와 습도를 조절에 의해 시간이 지나면 발현되는 옻칠의 진한 옻의 색은 마치 살아 숨쉬는 생명처럼 느껴진다. 그만큼 옻칠 작업은 옻을 존중하는 큰 마음으로, 옻을 어루고 달래 가며 하는 작업이다. 한참 옻의 마법에 빠져 한 번, 두 번 옻을 피부에 묻히기 시작하면 옻오름이 올라 가려움으로 한참을 고생하기도 한다. 그만큼 어렵고 까다롭지만 도료에 한번 흥미를 느끼면 빠져나오기 힘든 소재다.
한국에서의 옻
옛적부터 선조들은 옻칠을 약재로 사용해왔고, 민간에서는 옻닭이라는 보양 음식을 만들어 먹어 왔다. 옻을 먹는 나라는 옻나무가 자생하는 동양의 여러 나라 가운데 우리나라 밖에 없다. 그래서 인지 다른 나라에는 없는 벌채한 옻나무의 줄기와 굵은 가지에서까지 옻칠액을 채취하는 방법, 즉 화칠법이 우리나라의 전통적 채칠 방법으로 지금까지 이어 내려오고 있다.
옻칠의 정의
옻은 ‘옻나무에서 나오는 진’을 뜻하는 우리말이다. 이 옻을 정제 및 가공한 후 특정한 바탕 재료에 칠을 하는 것을 옻칠이라 한다. 옻칠은 옻나무에서 얻어 내기도, 도료로 취급하기도 까다로운 단점도 지닌 재료이다. 옻칠액의 채취는 매우 번거롭고 시간이 많이 걸릴 뿐 아니라 계절별 산출량의 한계도 있으며, 도료로 사용하려면 정제 과정으로 거쳐야 하므로 값이 비싼 도료가 될 수밖에 없다. 재료 자체가 비싸면서도 옻칠 작업의 과정도 다른 도료들과 비교할 때 매우 번답하여 섬세하고 숙련된 수공으로만 작업해야 한다.
문화체육관광부, 한국공예 디자인문화진흥원 출판 “한눈에 보는 옻칠” 발췌